나는 그 사람을 아르바이트하다가 만났다. 알고 보니 학교 선배였고 그래서 연락처 주고받은 후 어찌저찌 밖에서 밥도 몇 번 먹고, 자기 친구들이랑 술 마시고 논다고 해서 여러 번 같이 어울리기도 했다.
내가 본 그 사람은 굉장히 트렌디한 미대 오빠 느낌의 사람이었다. 하지만 편입한 케이스라 나이가 나보다 5살이나 많고 항상 순진한 척 멋진 척했지만, 전혀 순진하지도 멋지지도 않았다.
항상 뭔가 홍대 병 걸린 것 같은 차림새에,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것같이 행동했지만, 그냥 가스라이팅 잘하는 변태였단 걸 안건 한참 후였다.
그 사람은 내가 연애 경험도 별로 없고, 술도 잘 못 먹는 걸 알고 초반 썸을 타면서 술을 마시면 노골적으로 스킨쉽을 해왔다. 그것도 아주 집요하게….
그게 술집일 때도 있었고, 차 안 일 때도 있었고, 친구들이 같이 있던 집일 때도 있었다.
항상, 키스를 하면 가슴을 만졌고, 가슴을 만지거나 빨 때면 내 셔츠와 속옷을 목까지 밀어 올리고, 삼십 분이고, 한 시간이고 집요하게 손으로, 그리고 입으로 물고 빨고 꼬집으면서 어디까지 젖꼭지가 부풀어 오를 수 있나 한계를 시험하듯이 적당히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. 애무가 끝나면 젖꼭지는 항상 퉁퉁 불어있고, 하루는 꼬박 옷만 스쳐도 아팠다.
그리고 그렇게 애무할 때면 그 사람은 누가 보고 있든 말든 별로 신경도 안 쓸 때가 많았고, 나는 너무 술에 취해서 한참 후에나 누군가가 쑥덕거리는 소리를 듣고 황급하게 몸을 가리는 일이 종종 있었다. 가끔은 누가 한참을 지켜보다가 친구까지 불러서 보고 있는 걸 알고 경악을 한 적도 있었다.
이 사람은 나에게 사귀자고는 하지 않으면서 섹파로 두기를 원했고, 관계를 맺기 시작하자 점점 더 막대하기 시작했다. 지금도 왜 벗어나지 못했는지는 이해가 안 된다.
착하기만 한 또래 남친들과는 너무 다르게 자극적인 것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일까? 처음 잘해주던 모습을 잊지 못해서였을까? 관계할 때는 롤 플레이를 하듯이 안경을 껴라, 이 치마를 입어라, 머리를 묶어라…. 명령하고 속옷도 평범과는 거리가 먼 속옷을 사주기 시작했다. 아주 작고 얇고 잘 보이는….
큰 안경을 끼면 멍해 보인다면서 좋아하고, 안경을 끼고 관계할 때는 내 가슴에 올라타 페니스로 얼굴을 때리기도 하고, 오늘은 삽입은 없고 네 입으로만 빨다가 끝날 거라고 밤새 턱이 아플 때까지 꿇어앉아 자기 것을 빨게 시키고, 또 어떤 날에는 온몸에 오일을 발라서 한 시간이 넘게 마사지해서 내가 제발 그만하고 이제 넣어달라고 사정하게 만들기도 했다.
항상 채찍과 당근을 적당히 사용할 줄 알아서 사람을 더 안달 나게 했다.
어느 날은 내 발가락을 자기 입에 넣어서 한참을 빨 때도 있었고(사람 점막이 발에 닿으면 그런 느낌이란 걸 그때 처음 알았음), 다른 날은 노콘으로 삽입 후 한창 피스톤질하면서 이대로 싸버려서 임신시켜 버릴 거라고 협박해, 그러지 말라고 울먹이며 사정하자, 닥치라며 목을 조르기도 했다.
야동을 켜서 보여주면서 저렇게 따라 해보라고 시키기도 했고, 내 다리나 몸을 말도 안 되게 벌리거나 접어서 삽입하려고 하고, 푹신한 침대를 두고 일부러 불편한 바닥에 눕혀놓거나, 어두운 옷장 안에 가둬놓는 등, 정말 오나홀이 된 거 같은 기분의 섹스를 할 때도 많았다.
그 사람은 자기가 원할 때는 언제나 나를 불렀고, 나는 그걸 거부하지 못했다. 그게 몇 시가 되었든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스타킹을 신고, 야한 속옷을 입고, 혹은 입지 않고 헐벗은 듯한 차림새로 그 사람을 만나러 갔었다. 그래서 밤에는 업소녀로 오해받은 적도 몇 번 있었다….
그 사람은 내 몸을 좋아했는데, ‘너는 미대에서 누드모델은 못 하겠다고…. 너를 바라보는 남자애들이 발기해서 어떻게 그림을 그리겠냐고….’ 하면서도, 자기 친구가 내가 가슴 커서 좋겠다는 말에는 벗겨놓으면 가슴 별로 안 크다고 말하곤 했다. 암튼, 내 자신감 짓밟기와 가스라이팅도 기가 막히게 했다….^^
나중에 그 친구 무리 중 한 명이 나한테 말해준 거지만 정말 나와 있었던 일들, 했던 짓을 아주 세세하게 남자들 사이에서 술안주로 삼아 잘 푸셨다고 한다. 몸이 어떻고, 거기가 어떻게 생겼고, 뭘 어떻게 했고…. 그냥 다 푸셨다고…. 나중에 그 얘기 듣는데, 그 자체가 또 수치플이었다….
내가 진짜 더 싫은 건, 몸이 기억해서 그때 이 인간이 개발한 건 다 성감대가 되었다는 것이다. 가슴으로 못 느끼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도 최근에 알았다.
이 사람이 내 가슴에 집착했던 거만큼 나도 가슴으로 제일 많이 느끼고, 이상한 장소에서 관계하거나, 억지로 입에 뭘 쑤셔 넣거나, 발가락 핥아주면 몸이 사르르 녹는 거, 오일 몸에 바르면 바로 젖는 거…. 진짜, 뭐하나 그냥 넘어가는 게 없었다.
진짜 애증의 개새끼…. 그리고 나를 그렇게 만나면서도 종종 다른 여자들 픽업해서 잠자리했다고 한다. 편의점에서 마주친 여자랑 스몰토크하다가 자기 집에 데려가서 잔적도 있다고 한다. 미친 스킬임…. 진짜….
그리고 나는 “가슴 큰 여자애”였지만 그 와중에는 “다리 예쁜 여자애”도 있었다고 한다.
웃긴 건, 나중에 그 여자애랑 같이 아르바이트한 적도 있었다. 그 사람 친구가 나 아르바이트하는 곳에 놀러 왔다가 “야, 쟤가 그 다리 예쁘다는 애잖아….” 라고 말해줘서 경악했다. ㅅㅂ….
그 일대에서 얼마나 해 먹고 다니는지 모르겠다.